자서전/일기

2020-12-02

Anthon.P 2021. 8. 21. 06:34

시험이 다음 준데 내가 여태껏 공부를 많이 안 했단 말이야? 그러다가 천천히 생각을 해봤는데 시험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내가 공부를 안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한심하고 참을 수가 없어지게 되더라. 5일 동안 끊었던 담배도 내리 연속 2개비 피운 것도 그거 때문이야.

지금 글을 쓰는 시간은 새벽 5시 3분이야. 그리고 아침 10시에 수업이 있지. 수업 들을 땐 어떻게 하는 줄 알아? 그래도 출석은 해야 하니까 온라인 클래스에 들어는 가지만, 책상 앞에서 졸아. 심지어는 배게 가지고 와서 책상에서 잔다니까? 그리고 수업은 녹화해놓고 나중에 봐야 한다고 다짐하지. 그렇게 쌓인 영상만 7개가 넘어, 당연히 하나도 보지 않은 상태이지. 잠자는 것도 기가 막혀. 4시 5시까지 공부와 뻘짓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다가 내일은 공부해야지,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부해야지. 다짐을 해. 재밌는 건 그 시간에 일어는 나. 일찍은 일어나는데 다시 자. 자고 2시 3시에 일어나. 그때부터 공부 좀 하면 저녁 먹고? 저녁을 먹으면 슬슬 기숙사 친구들이 내 방에 와서 놀아. 뭐 술도 마시고 갑자기 기숙사 친구들이랑도 친해지고 하면서 공부를 할 시간이 별로 없어지더라고. 내 데스크탑도 있다 보니 애들이 게임을 하려고 데스크탑 쓰기도 하고.

공부할 건 정말 많아. 지금부터 게임이나 친구들 안 만나고 내리 공부 한다 쳤을 때도 부족할 정도? 그런데 그 사실을 알면서 친구들이나, 게임이나, 뻘짓 등 여기저기 휘둘리며 내 할 일을 못하는 게 너무 싫어. 더 중요한 것은 휘둘리고 싶어서 휘둘리는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따지면 나도 공부하기 싫고 놀고 싶어서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논다는 사실이야. 지금 나는 뭐 하는 걸까? 하나도 이해 안 되는 철학이나 통계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부여잡고 놓지 않아야 할 상황에. 재밌는 건, 다짐은 하면서 잠은 포기 못 하고, 노는 것도 포기 못 해.

더 웃긴 건 친해진 애들은 나를 존중해줘. 내가 공부해야 된다고 다른 방 가서 놀라고 하면 옮겨줘. 착한 친구들이야. 다만 30분? 한 시간? 정도 하다 보면 나도 공부하기 싫어서 애들 모여있는 방으로 가서 나도 놀아버려. 아마 내가 "이제부터 공부해야 되니까 너네들 안 만날 거야! " 라고 말하면 충분히 날 이해해줄 거야, 하지만 그렇게 말 못 하는 이유는 나도 놀고 싶기 때문이지. 심지어 오늘 저녁에 애들 7명 모아서 드라이브를 나가자고 하더라. 친구 중에 차 끌고 다니는 애가 있거든, 저녁도 밖에서 먹을 겸 나가재. 솔직히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 친구 차 타고 나가서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그런 거.

하지만 공부할 양은 밀려있어. 논점은, 저울질을 해야 한다는 거야.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손에 넣어야 할까? 상식적으로, 일반적으로 그리고 당연하게 공부를 해야 하는 게 맞지만, 그조차도 외면하며 놀고 싶은 내 마음을, 어찌해야 할까?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아. 당연히 나가면 안 되는 것도 알고 있어. 근데 너무 하기 싫어. 본질적으로 변한 건 없을 것 같은 기분이야. 이렇게 말하고 내일도 늦게 일어나겠지? 그리고 나 자신의 게으름과 나태함을 비난하고 욕하며 다시 게임 혹은 스마트폰을 만지는 일상의 반복이야.

지금까지 이 글을 쓰며 마음이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야. 내일은 내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