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자서전/일기 (5)

난 원래 엄청 소심하고 먼저 다가가지도 못하는 수동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었어. 그래서 친구들도 많이는 없었고 뜻 맞는 친구들 몇 명이서만 다녔었지. 그러다가 잠깐 캐나다에서 1년 동안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아무런 접점이 없는데도 잘만 친해지는 외국인 친구들이 대단해 보였어. 존경심이었을까 호기심이었을까, 그들을 보면서 무심코 게네들을 따라 해보았고 조금씩 서투른 인간관계를 극복해나가며 인간관계가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지. 내가 먼저 다가가도 내가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 극소수를 제외하면 다들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고서 나는 더욱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었어. 그렇게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게 되었나 봐. 근데 문제는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부터 생겼어. 국외에 있으며 그리 길..

친구는 편하게 대하는 존재 라고 인식되어진다. 하지만 나는 친구에게 편하게 대할 수 없다. 나의 잘못된, 어리숙한, 그릇된 모습을 어떻게 남에게 보여줄 수 있단 말인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한 품성과 인성, 외형을 가진 자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불완전은 완벽을 추구하기때문에 존재하는 필요충분적 개념이다. 불완전이 완전하다는 명제가 사실이라면, 과연 완전하다는 것은 어디까지의 경계를 포함하는가? 나는 완벽하지 않기에 완벽을 원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아주 조금이나마 완벽에 가까워 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는 너무나도 부족하고 모자라고 완전치 못한 존재이기에 진정한 나의 모습, 가식 없는 모습을 감히 남에게, 심지어 나에게도 보여주기 싫다. 얼마나 부끄럽고 ..

시험이 다음 준데 내가 여태껏 공부를 많이 안 했단 말이야? 그러다가 천천히 생각을 해봤는데 시험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내가 공부를 안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한심하고 참을 수가 없어지게 되더라. 5일 동안 끊었던 담배도 내리 연속 2개비 피운 것도 그거 때문이야. 지금 글을 쓰는 시간은 새벽 5시 3분이야. 그리고 아침 10시에 수업이 있지. 수업 들을 땐 어떻게 하는 줄 알아? 그래도 출석은 해야 하니까 온라인 클래스에 들어는 가지만, 책상 앞에서 졸아. 심지어는 배게 가지고 와서 책상에서 잔다니까? 그리고 수업은 녹화해놓고 나중에 봐야 한다고 다짐하지. 그렇게 쌓인 영상만 7개가 넘어, 당연히 하나도 보지 않은 상태이지. 잠자는 것도 기가 막혀. 4시 5시까지 공부와 뻘짓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다가 ..

꿈을 잃은 자의 비굴한 핑계 삶에 있어서 큰 열망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열망이라 함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모든 것들을 제치고 언제나 삶의 우선순위가 되는 일을 할 때 드는 심정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자신들만의 꿈과 비전, 의미를 쫓아 거친 들판을 헤치며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저는 아직 이정표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에게 있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사람을 만나고 사교활동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배울 점과 고칠 점을 찾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들의 아바타에 취해 정작 나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는 모습을 알고 난 후,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바라보는 행위가 더욱 멀게 느껴지고 힘..

꿈은 자신이 마주한 현실에 대해 가진 관념이나 생각, 뜻을 표출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써 사용되곤 한다. 자기 생각에는 어떤 특정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 생각, 인상 등을 대입할 수 있으며 이는 상당히 과장되고 지나친 방식으로 꿈속에서 펼쳐지곤 한다. 종종 꿈에 대해서는 곧 잊어버리게 되기 마련이지만 계속 생각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항상 어떤 실수나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곤 하는 꿈을 자주 꾼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행동의 동기는 단순한 호기심, 혹은 불감증이라는 것이다. 분명 되돌릴 수 없는 행위이며 이후의 이어질 불행한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행동해버린다. 곧이어 결과를 받아들이고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생각했던 쾌락과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