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수기 본문
단정하고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 돼 있는 간결한 모습.
남들과는 어딘가 차별점이 있는 유니크함.
내가 추구하는 방향.
남들은 그저 가볍게 넘겨버릴 사안들을 나는 미묘하게 알아채 나만의 매력으로 승화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단번에 포착되기 어렵다.
마치 천천히 우러나오는 찻잎의 깊은 맛을 기다리듯, 거리와 시간을 두고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나는 그렇다.
담배 케이스, 지포 라이터, 특이한 담배 취향, 칵테일, 문예와 창작, 글씨와 필사, 단정한 정장 차림에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
그리고 그렇게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과 외적 모습.
이것이 나?
겉모습만으로는 절대 그럴 것 같지 못하지만, 확연히 남다른 취향.
재즈와 클래식을 좋아하고 피아노를 사랑하며 작문과 필사, 만년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또, 수다스러우며 말하지 좋아하는 성격으로 보이겠지만 그 속은 누구보다 진지한 사람이 있을까.
뭐, 물론 있기야 하겠다.
'나'라는 사람을 연상시키려면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독립적인 특성들이 조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도 그 연관 점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이거랑 이게 왜?" 하고 되려 반문이 들어오는 경우를 많이 보고서야, 그제야 인지한 것이다.
"나는 꽤 특별하구나"
다만, 특별한 게 마냥 또 좋은 뜻으로만 해석되기는 힘들다. 되려 배척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냥 라이터만 써도 될 것을 굳이 지포 라이터를 쓴다고?
그냥 담뱃갑 채로 들고 있으면 될 것을 굳이 케이스까지?
볼펜이 있는데 굳이 만년필을?
굳이 감성을 군대까지 와서 챙길 필요가 있나? 라는 식이다.
2021.12.23
+)
사회에 있을 때부터 감정과 감성, 내향적인 취미와 자기만족이 워낙 익숙하고 편하며 이를 선호했기에 그런 것 같다.
책상과 피아노, 침대는 옷장에 항상 가지런히 정돈, 커튼은 야경을 보고 싶을 때만 걷어두기.
책상에는 항상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없게 하고 조명은 항상 주황색, 살짝 어둡게.
디퓨저는 두지 않고 교보문고 The scent로 대체, 간단한 커피나 마실 것이 있으면 금상첨화.
가끔은 잭다니엘 온더록스도 좋은 선택이다.
백그라운드 뮤직은 항상 Lofi나 재즈로 통일.
가끔 따분할 때면 보온병에 담은 커피를 들고 가 담배 한 모금
완벽하게 소소하지만, 만족스럽고 다분히 미소가 지어지는 생활방식이다.
부끄럽지만 이런 방의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