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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잃은 자의 비굴한 핑계 삶에 있어서 큰 열망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열망이라 함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모든 것들을 제치고 언제나 삶의 우선순위가 되는 일을 할 때 드는 심정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자신들만의 꿈과 비전, 의미를 쫓아 거친 들판을 헤치며 한 걸음씩 나아갈 때, 저는 아직 이정표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에게 있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사람을 만나고 사교활동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배울 점과 고칠 점을 찾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들의 아바타에 취해 정작 나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는 모습을 알고 난 후,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바라보는 행위가 더욱 멀게 느껴지고 힘..

세상은 존재했다. 하지만 그저 존재 자체의 현상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이 세상에 생각보다 만족해하며 살고 있었다. 남들과 비슷하게 어울릴 사람도 있고, 적당한 취미도 있으며, 안정적인 돈벌이 또한 있었다. 같잖은 취미로밖에 안보이겠지만 나는 독서를 좋아한다. 독서는 내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평범함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누군가 말한 것이 기억난다. 하지만 그런 삶은 단조롭고 반복적으로 뿌리 박힌 무한한 잡초의 밭을 보는 것과 같았고, 오히려 가끔씩의 비정상적인 행위는 무성한 잡초더미에서 발견한 한 송이의 보라색 꽃을 보는 것과 같았다. 한 권의 책을 살포시 올려놓아 상상의 실타래를 늘어뜨려 마음껏 소설 속 인물들과의 교감을 해나가는 그 시간 동안의 ..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써 설계된 존재. 고립, 고독, 결핍, 소외 등의 불안정적이고 공포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생물이다. 인류는 줄곧 문명을 발달시켜왔다. 분명히, 우연적 요소라는 필수적인 상황 또한 포함되어있다. 생존 본능에 충실하며, 동시에 함께라면 더욱 생존 확률이 늘어남을 발견한 인류는 뭉치기 시작했고, 가지고 놀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여 천대시하던 곡식의 낟알이 생명력 충만한 땅에 묻히니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함을 보며 농사를 시작해왔다. 고대에서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까지 오며 도무지 상상조차 하기 힘든 발전을 해온 인류는 이제 사회라는 개념이 당연시되었고, 뒤이어 생존본능이라는 개념은 잊혀져 가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그저 본능이 본능으로만 잔존해있어야만 한 것이었다. 사람..

나에게 문학은 무슨 의미인가. 그저 남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용도의 무기 내지 도구로서만 다가오는가? 군대에서의 50권 독서는 나에게 어떤 의미로써 부여된 목적인가? 본인의 성장을 위함인가, 아니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떳떳하고자 그럴듯한 목표를 만들어 놓은 건가? 부서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보단, 한 페이지의 독서가 더욱 가치 있을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조급함을 가지고 달려 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본디 가져야 할 목표의 의미는 온데간데없고, "해야 한다"라는 목적성만 입혀진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할지도 모른다. 군대라는 한정적이고 특수한 공간에서의 진정한 자기 계발을 실현하는 것을 우리는 성공한 군생활이라 일컫는다. 혹은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다 무탈하고 심신 건강하게 전역하는 것이 꿈인..

벌써 스물 하고 두개 더 먹은 나이다. 하지만 그만한 나이값은 못하는 나이다. 9개의 칭찬을 들어도 1개의 비난에 몇 일을 앓아눕는 사람이 나이다. 그렇기에 사람을 대할 때 방어적으로 대하게 되는 사람이 되버린 나이다. 자주 웃는 것도 "나를 공격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는 나이다. 대화의 주제가 겹쳐야만 입을 여는 소극적인 사람도 나이다. 하지만 한 번 입이 열리면 도무지 닫힐 줄 모르는 것도 나이다. 이상은 높지만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하기 꺼려하는 사람이 나이다. 뭔가 한 번씩은 해봤지만 두 번은 못하는 사람도 나이다. 하지만 한 번 마음에 들면 모든 관심과 애정을 쏟아붓는 사람이 나이다. 그게 사람이 됐든 취미가 됐든 뭐가 됐든 말이다. 책읽기를 좋아한다.글씨쓰기도 좋아한다.그렇기에 ..

자못 글이라 함은 평소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의 부산물들을 한데 모아 충분해질 때까지 느긋이 기다리다 적당한 때가 되면 찻잔에 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창작의 욕구가 샘솟는다 해도 쌓아둔 것이 없으면 애써도 나오지 않는 법이다. 쌓아둔 것이 많다. 감정이 이끄는 대로 펜대를 굴려본 것도 근 한 달 남짓이었다. 그렇기에 오늘 다시 만년필을 잡아본다. 나는 군대라는 한정되고 경직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이 자리에 있다. 훈련소와 특기학교라는 변수와 전국곳곳에 있는 T.O.라는 운이 적용되어 만들어진 선택 내지 결과가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하지만 그 집단의 구성원들은 나의 선택이 아니었다. 나와 맞는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한번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왜 나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가. 혼자서도 충분히 건설적이고 자기 개발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보고 진취적인 사람이라 칭한다. 왜 우리는 진취적이지 못하는 건가. 오늘 쓸 글은 자기반성과 성찰이 주 내용이다. 제대로 된 '성공'조차 해보지 못한 내가 모든 사람을 포괄할 수 있는 법칙이나 개괄적인 정의를 감히 내리지는 못한다. 다만 나라는 사람에 대입 시켜 가설을 풀어보고자 한다. 한낱 어쭙잖은 핑계와 거짓된 이유로 점철된 논증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차피 독자는 나 하나다.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나는 기계다. 기계는 기름을 연료로써 특정한 반복적인 행위를 수행한다. 나는 외부적인 동기를 연료로써 자기 발전적인 행위를..

변화하지 않으려는 자에게 기적은 오지 않는다. 무엇 하나 얻으려고 노력하는 자에게 그에 합당한 대가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먼저 이 글을 쓰게 된 목적에 대해 먼저 말하고 싶다. 오늘 취침 전 동기들과 잡담을 하던 중, 왠지 모를 열등감이 마구 치솟았다. 남들 다 해본 연애, 남들 다 가본 여행, 남들 다 가져본 왁자지껄한 술자리, 등등 내가 살던 세계와는 꽤 거리감이 느껴졌던 것들뿐이었다. 나는 슬펐다, 지금껏 내가 살아온 삶은 정말 재미없고 무미건조했구나. 그리고 문득 변화라는 두 글자가 머릿속이 맴돌았다. 변화. 나에게 있어 군대라는 장소는 자기 계발과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 변화하고 싶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껏 내가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하나둘씩 해나가야 한다. 이를테면 독서,..

이제는 나도 원인을 찾고 싶다. 나는 왜 이런 사념을 자꾸 머릿속에 가진 채 살아가는 건가. 언젠가 자기혐오를 그만두고 정말로 나답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의 성격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취지로 작성된 글임을 먼저 밝힌다. 나의 성격은 남들보다 현저히 안정적임에 그 장점을 가진다. 감정의 발화점이 남들보다 현저히 높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 쉽게 화내지 않는다. 무언가의 잡음이 생긴다면 그 책임의 소재와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을 나 자신에게서 찾기 때문에 자아 성찰과 반성의 습관이 들어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검열행위의 원동력은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존재한다. 나를 나쁘게, 안 좋게 바라보는 하찮은 경멸의 시선을 정면으로 맞서 받아들이기가 죽을 만큼 아파서,..

군대에 와서 배워가는 것들이 참 많다고 느낀다. 기본적인 예절부터 조직생활, 사회생활 등. 기초적인 사회, 인간관계부터 자기개발, 자기관리, 내면적 성찰, 내적성장, 등등 꽤 배울 점들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언제 한번 피부관리를 해보고싶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동기들이 다 하니까 왠지 모르게 나도 해야할 것 같아서 시작했다. 토너에 수분크림, 진정크림에 여드름패치까지. 2022.01.20 +) 다만 샤워는 조즘 자주 해야하는데 말이다. 춥고 내복까지 환복하고 눅눅한 생활관에 있으려니 도저히 샤워를 할 마음이 안생긴다.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 나 자신에게 뿌듯한 박수를 보낸다. 원래 일병이 이리도 힘든가?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부르고.. 요즘 그 사람이 온순하다. 바라보는 눈빛도 사납지 않고, 조금씩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중인 듯 하다. 곧 있으면 갈 사람에게 내가 너무 신경을 쓰는 건가 싶을 때도 종종 있다. 그래도 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니까, 이런 상황은 익숙하다. 익숙한가? 수안이와, 아니 나 혼자 마시던 맥주에 그 한날 밤의 풍경이 그립고 생각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싶다. 저만치 먼 미래만을 걱정하고 당장의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걱정하면서 동시에 희망을 간직해도 되는, 아니, 간직해도 될 자격이 주어질 때를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 무엇이 옳고 틀렸는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힘들게 사는 것도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과한 집념일까? 아니, 집념은 아니다. 그는 나에게 실망했을 것이다. 이미 외출 신청은 끝나지 않았는가. 새로 신청할 수만 있다면 그를 따라 바꾸고 싶다. 어쩌면 후임에게 너무 과하게 잘해주는 것일 수도.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걸까. 나는 이게 맞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이 집단에서는 통용되지 못하는 방법인가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잘해주고 싶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과 압력이 너무 나를 괴롭힌다. 나를 걱정하는 건지 나를 시기하는 건지 어쩌면 언짢게 보일 수도 있겠다. 너무 물러터져서 먹힐까 봐 그러는 건가? 도저히 그럴만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20..

나는 애정 결핍인가? 후임에게 잘해주는 것도 다시 내가 돌려받을 것을 생각해서 그러는 하나의 큰 계획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이로 인해 내가 타인에게 보일 모습을 의식해서 잘해주는 척 하는 건가? 그러는 지금 너무 잘해준다고 말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에 불응하고 싶은 것은 또 무슨 심리인가? 어쩌면 타인에게 애정을 주는 법을 지금 연습하는 것일까? 사람에게 잘 대해주는 것은 나의 성격이자 본능인데, 어쩌면 고칠 수 없는 특성을 바꾸려고 하는 걸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22.01.19

군대에서 낭만을 찾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가령 담배를 피울 적에 담배 케이스를 쓴다던가 지포 라이터라던가. 담배 케이스, 지포, 글쓰기, 원고지, 만년필, 피아노, 재즈, 클래식 이러한 취향들을 되려 정말 나 자신의 온전한 가치와 기준에 맞추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상황에 굴복하여 회피하기보다, 적절히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는 방법. 만족스럽다. 오늘따라 내 어깨가 넓어 보인다. 양어깨에 각각 머리 하나씩 둬도 될 만큼 넓어 보인다. 오늘따라 내 자신이 좋게 보인다. 2022.01.19

슬슬 압력이 들어온다. 너무 후임에게 잘해주지 말라는 것이다. 불쾌하다. 내가 전입 신병이었을 때는 아무도 내게 손 벌려주는 이 없어서 서운했다. 그래서 나는 후임에게 잘해줘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후임이 완전히 못돼먹은 사람이었으면 나도 쳐다도 안 봤을 것이다. 믿을 만 하고 괜찮아 보여서 손을 벌려주는 것인데도 참 서운하다. 또, 수요일의 외출을 대변하자면 원래의 표평 회식을 외출에서 식사로 하는 것인데 오히려 좋은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선에 기준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가끔은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나 자신만의 온전한 기준과 가치에 포커스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을 종종 한다. 남들에게 휘둘리다가는 내 온전한 만족을 못 한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들곤 ..

단정하고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 돼 있는 간결한 모습. 남들과는 어딘가 차별점이 있는 유니크함. 내가 추구하는 방향. 남들은 그저 가볍게 넘겨버릴 사안들을 나는 미묘하게 알아채 나만의 매력으로 승화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단번에 포착되기 어렵다. 마치 천천히 우러나오는 찻잎의 깊은 맛을 기다리듯, 거리와 시간을 두고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나는 그렇다. 담배 케이스, 지포 라이터, 특이한 담배 취향, 칵테일, 문예와 창작, 글씨와 필사, 단정한 정장 차림에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 그리고 그렇게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과 외적 모습. 이것이 나? 겉모습만으로는 절대 그럴 것 같지 못하지만, 확연히 남다른 취향. 재즈와 클래식을 좋아하고 피아노를 사랑하며 작문과 필사, 만년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

새벽 2시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고요한 밤. 포근히 내리는 함박눈에 모두가 창문을 닫고선 자애로운 어머니의 품에 안기듯 이불 속에서 따뜻한 숨을 내쉴 때 한 사람만이 베란다를 열고선 추위와 마주한다. 차가운 공기가 얼굴과 목에 너무도 생경하게 와닿자, 다시 창문을 닫고는 마치 추위를 바라보려는 것처럼 유리창에 몸을 기댔다. 왼손에 잡히는 서늘하고 차가운 느낌을 자못 즐기는 듯싶었다가도 이내 고개를 저으며 창문을 연다. 눈꽃 한 송이가 담배 끝에 내려앉는다. 왼 엄지손가락으로 능숙하게 뚜껑을 열고선 금색 지포를 비스듬히 세워 달빛에 반사해본다. 피식 웃으면 만족스러운 눈길로 불꽃을 일으킨다. 눈 깜짝할 새 담배의 회한과 주름이 늘어난다. 입에서 나오는 게 서리 어린 입김일지, 삶의 애환을 한순간..

지금 생각해보니 공군 기본군사훈련단도 그렇게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하루도 땀으로 샤워를 안 했던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다 할 만했었다. 나의 훈련소 시절을 버티게 해주었던 원동력은 과거로부터의 후회와 도전정신이었다. 의지가 부족했던 내가 그 힘들다는 공군 훈련소를 무사히, 열외 없이 수료하면 얼마나 기쁠까? 라는 다짐이었다. 전투뜀걸음때는 오히려 체력을 길러서 갔어 그런가,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었다. 무사히 뜀걸음을 마치고 난 후의 성취감은 대단했다. 해냈다는 자부심과 뿌듯함. 사격 때는 되레 못해서 아쉬웠다. 난 내가 잘 쏠 줄 알았다. 참 아쉽다. 이론시험 때는 인영이의 도움이 컸다. 참 고마운 친구다. 나도 인복이 참 많아서 좋다.

항상 손에 들려있는 것은 담배였다. 척박하다 못해 메마른 적갈색 고원 위,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는 저 사내의 생기 없는 두 눈동자를 보라. 그에게 필요한 것은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의 한편을 채워줄 무언가였다. 감히 무엇이 사나운 야수의 욕망을 채우고, 이빨을 드러내며 게걸스럽게 적마와 살의를 내비쳐오는 절박한 상황 속 구름을 뚫고 내려오는 노란 빛기둥이 될 수 있는가? 단지 그에게 필요한 것은 일순간의 가림막일지 모른다. 하지만 무엇이란 말인가? 그에게 있어 담배는 구원이자 하늘에서 내려오는 루시드의 손길이었다. 그렇다. 단지 한 개비의 담배만이 그가 원하는 방식의 구원이자 스스로 하사하는 용서였다. 처음 불을 붙일 때의 그 감정을 문득 어색하게 여긴 그는 곧 능숙한 손놀림으로 재를 털어낸다. 고요한 ..

기억이란, 참으로 신기하고 오묘하며 사람의 감정과 순간을 제 입맛에 바꿔버리는 능력을 가졌다. 아무리 힘들고 서럽고 죽을 것만 같던 순간들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하게 되고 미화가 되며 좋았던 순간들만 기억나게 된다. 어쩌면 시간이 우리의 기억을 교묘하게 조작하는 것일까? 기억나는 순간들이 몇 있다. 처음으로 훈련소 생활관을 들어갔을 때의 그 진하던 나프탈렌 냄새. 처음 보는 얼굴들과 험악한 인상의 동기들. 어두 칙칙했던 생활관의 조명과 이미 못 쓸 만큼 녹이 슬어버린 관물대. 판초 우의를 입고 검정 쓰레기봉투에 도시락을 받아 들고 추적추적 걸어가는 발걸음. 씹는 소리만 들리던 18시. 불편한 순간들. 격리자로 분류되어 조교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때. 페이스 실드와 장갑을 끼고 모든 짐을 박스에 담던 그때. ..

지금까지 작성한 가장 큰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지금까지 작성했던 가장 길었던 코드 라인 수와 그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 프로그래밍 언어 중 가장 선호하는 언어와 그 이유(장단점, 특징)는 무엇인가? 사용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사용한 개발 환경은? 사용한 알고리즘은?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가장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은 무엇인가? 그 게임을 직접 개발한다고 하면 소프트웨어 공학 측면에서 어떤 개발 과정을 따라서 진행할 것인가? 가장 구현하기 어려울 것 같은 기능은 무엇이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설명하라.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응용 소프트웨어를 설명하고, 각각의 예를 2-3개씩 드시오. 최근 SSD를 장착한 노트북이 많이 출시되고 ..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이란?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은 이 세상 전부이다. 모든 면에 스토리텔링이 가미되어 있다. 스토리는 매력적이다. 왜 매력적인가? 세상 모든 것이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잠깐 이야기를 빙 둘러 시작하자면, 요즘 서점에서 시판되고 있는 책의 종류는 크게 2가지인데, 이를 문학과 비문학으로 거시적으로 나누어 보도록 하겠다. 비문학은 보통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경제란 무엇인가? 에버리지 투자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혹은 포토샵의 기초를 알려드립니다 와 같은 특정 목적을 충실히 이행 중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러한 비문학은 “공부”와 같은 나름의 숭고한 목적이 있다고 쳐도 왜 무라카미 하루키의 추리소설이나 Jeorge.R.R의 왕좌의 게임 같은 판타지 소설이 베..

들어가기에 앞서 미국과 베트남이 전쟁을 치르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군인들이 파병하러 간 사실 정도의 배경지식만을 알고 영화에 접근했다. 그러다 영화 초반에 다니엘과 동료들이 기밀 서류를 복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미국 대통령들의 이름이 열거되며 관련 사건들이 언급되니 “배경지식을 모른 채로 이 영화를 보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펜타곤 페이퍼와 베트남전쟁 등을 위키백과를 통해 알아보고 처음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다. 다니엘 엘즈버그는 미국 정부의 전략분석가로서 베트남전쟁을 참관한 후 미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기내에서는 백악관 참모와 국방부 장관이 언쟁을 벌이고 있었고, 직접 전쟁을 본 소감을 물어보는 장관의 질문에 전선이 굳어진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다. 장관 또..

코로나 19로 인해 심화된 인종차별과 혐오 코로나 19로 인해 인종차별이 심해졌다. 이는 개개인의 생각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사회현상 혹은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태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는 인종차별의 피에스타를 펼치는 상황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2020년 1월 23일에 시작된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원은 어느새 761.833명의 동의를 받아냈다. 이는 국민들의 반중 정서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되는데,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에서 오는 입국자들에게 실시되는 철저한 검역과 방역을 정부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인들을 향한 힘찬 분노와 혐오를 내보인다. 다만 우리들은 동시에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최근 독일의 지하철에서 한국인에게 “코..

THE POST 영화감상문 제작 기획서 미디어 읽기와 보기 기말과제 “The Post”와 관련된 미디어 컨텐츠 만들기에 관한 기획서 건국대학교202020706 박인겸 I. 주제선정이유 영화 “The Post” 혹은 책 “팩트 풀 니스”을 읽고 감상문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중간 과제였다. 그렇게 보게 된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때마침 기말과제는 중간고사 때 보았던 영화나 책을 기반으로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 도서관도 문을 닫은 상황에서 책을 읽거나, 혹은 서점에서 살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주제는 영화 “The Post”로 굳히고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기획하기 시작했다. II. 컨텐츠 방식 선정 이유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볼 때 유..

1-2: 철학의 어원 그리스어 철학은 Phil(Love)+Sophia(Wisdom)의 합성어다. 이것은 직역하면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리스인들은 철학을 지혜에 대한 사랑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는 철학에 대해 약간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스에서 철학은 학문과 같은 의미였다. 하지만 현대는 검증 가능한 것만 진리로 여긴다. 그래서 철학(특히 형이상학)은 검증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철학은 학문과 같이 엄격한 증명 방식을 갖추지 못한다고 비판된다. 오스트리아 빈 학파는 철학의 이름으로 철학을 무의미한 주장이라 단죄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단지 비판의 길만이 열려 있다” 칸트 “진리는 비판받기를 원하지 결코 우상화 되어서는 안된다” 니체 고전의 의미 고전이란 아주 ..

자아혐오와 지난 날의 후회가 뒤섞이며 만들어진 나는 곧 남들에게 보여질 모습을 내세우고선 그 뒤로 숨어버렸다. 온갖 이유와 사례를 짐짓 들어가며 만들어진 타인에게 보여질 모습은 그런대로 잘 먹혔다. 다만, 곧 두 자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어떠한 모습이 나인가? 문득 느껴진 씁쓸한 끝맛에 이내 나는 눈쌀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돌려버렸다. "모든것은 그저 지나갑니다." 요조는 말했다. 그에게 있어 삶은 하나의 열차였고, 그 종착지는 공허했다. 하지만 쓸쓸한 요양원에서의 여생을 위해 하루하루 악착같이 버틴 것을 아닐 터 그가 끝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못난 자신이었을까? 2021-05-02

9-1 차이 우리는 이데아에 대한 파악 능력이 있다. 이것은 경험을 고치지 않고서도 가능하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의 조명설을 강조한다. 데카르트는 우리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득관념(innate idea)이 있다. 라이프니츠, 스피노자는 이성이 지식의 근거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형성한다. 경험은 지식이 성립하는 조건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추상이론을 통한 지식을 근거 짓는다. 로크는 tabura rasa(비어 있는 책)을 강조한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형성할 수 있다. 버클리와 흄은 로크를 따라서 경험이 지식의 기초라고 설명한다. 칸트 “우리의 지식은 경험과 함께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은 모두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다.” 칸트는 우리 앎과 지..

라디오 광고의 장점 목표 수용자에 대한 접근 용이: 오전 9시부터 12시 무렵에는 라디오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됨. 청취자층이 명확하다. 중장년층을 위한 라디오 및 시사. 10~20대를 위한 저녁 프로그램. 그렇기 때문에 광고를 편성할 때에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제작 기간이 매우 짧고 간편 광고비가 매우 저렴 수용자의 상상력을 자극: 화면이 없고 소리로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소리로 듣고 제품에 대해 상상을 하게 됨. 특정 방송사나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충성도가 광고 메시지에 대한 높은 수용성을 가져올 수 있음: 열혈 청취자들이 존재함. 높은 충성도를 보유한 청취자들이 수용성도 높다고 판단. 라디오 광고의 단점 광고 메시지에 대한 주목률이 낮음: 화면이 제시되지 않기 때문에 주목률이..